EP.07 – 파도의 속삭임
EXT. 포항 해안가 – 새벽
(안개가 자욱한 포항의 해변. 파도 소리가 고요하게 들려온다.
남미는 낡은 코트를 입고 바다를 바라보고 있다.
모래 위에 발자국들이 이어져 있다. 그녀의 발자국만은 아니다.)
남미 (속으로)
저 발자국… 나 말고 누군가가 이 시간에.
(그녀는 조심스레 발자국을 따라 걷는다.
파도에 일부 지워졌지만, 방향은 분명히 폐부두 쪽을 향하고 있다.)
EXT. 폐부두 – 연이어
(쇠파이프가 삐걱대는 소리. 바닷바람에 부두가 흔들린다.
멀리서 누군가가 던지는 조개껍질이 ‘찰칵’ 소리를 내며 물에 빠진다.)
(남미가 다가가려는 순간, 뒤에서 민준의 목소리가 들린다.)
민준
남미! 거기 위험해.
남미 (돌아보며)
여기… 누가 있었어.
(민준이 그녀 옆에 서서 바다를 바라본다.
둘은 파도 소리에 섞여 오는, 낮지만 분명한 속삭임 같은 목소리를 듣는다.)
INT. 포항 카페 – 오전
(민준과 남미가 마주 앉아 커피를 마신다.
민준은 해안가 발자국 얘기를 꺼낸다.)
민준
그 발자국… 신발 자국이 아니었어. 장화를 신은 사람 발자국이더라.
남미 (놀란 표정)
장화? 바닷가에서? 그럼 어부?
민준
어부라면 부두로 그렇게 들어올 이유가 없지.
게다가… 내가 봤을 땐, 부두 옆 암벽에 흙이 묻어 있었어.
(남미가 민준의 말을 곱씹으며 조용히 커피를 내려다본다.)
INT. 폐공장 – 저녁
(별님이 색연필로 바다를 그리고 있다.
남미는 그녀 옆에서 조각을 하다 문득 멈춘다.)
별님
엄마, 오늘 바다에서 말하는 소리 들었어.
남미 (놀라며)
…말하는 소리?
별님
응. “다시 묻어야 해”라고 했어.
(남미의 손에 들린 조각칼이 덜컥 떨어진다.)
EXT. 해안 절벽 – 밤
(민준이 손전등을 들고 절벽 아래로 내려간다.
해안 바위 틈에 붉은 흙이 비집고 나와 있다.
그 앞에는 낡은 장화 한 짝이 놓여 있다.)
민준 (속으로)
이건… 누군가 일부러 숨긴 거야.
(그 순간, 뒤에서 모래를 밟는 발자국 소리가 다가온다.
민준이 급히 뒤를 돌아보지만, 아무도 없다.
파도 소리만이 계속 속삭인다.)
INT. 폐공장 – 같은 시각
(남미는 별님을 재운 뒤, 창문을 연다.
멀리 바다에서 흰 안개가 밀려오고, 파도 소리가 작업실 안까지 스며든다.)
남미 (속으로)
파도… 대체 뭘 말하고 있는 거지?
(그녀는 조각상의 빈 얼굴을 바라본다.
그 표정 없는 형체가 마치 무언가를 들려주는 듯하다.)
📺 END OF EPISODE 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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