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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소설 - 내맘대로 시리즈

📘제목: 「그녀는 정상입니다, 제가 이상한 거죠」 2-1화

by modooss 2025. 7.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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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 남녀 이미지는 조금씩 바뀔 수 있습니다.

📍2-1화 – 실험의 제안


민원실 사건 이후, 며칠은 아무 일도 없었다.
양복은 세탁했고, 지하철도 다시 정해진 시간에 탔다.
도시락 반찬도 변함없었고, 매뉴얼은 깨끗하게 복원된 듯했다.

겉으론 평소와 같았지만, 뭔가가 달랐다.

그녀가 남긴 쪽지처럼, 마음 어딘가가 찢겨진 채였다.

“정상은, 누구의 기준일까.
다들 이상하다고 하지만,
사실 내가 정상이 아닐 이유는 없지 않아?”


그 말이 머리에서 지워지지 않았다.


그리고 며칠 뒤, 문자 한 통이 도착했다.
보낸 사람은 없었지만, 말투는 익숙했다.

[발신자 없음]
“시간 되면 커피 한잔 해요.
이번엔 주머니를 더럽히지 않을게요. 아마도요 :)”


상우는 문자창을 한참 내려다보다가,
결국 단 하나의 답장을 보냈다.

“어디서 볼까요.”


📍카페, 오후 3시 20분

그녀는 먼저 도착해 있었다.
아이스 아메리카노는 반쯤 비어 있었고, 그녀는 다리를 꼬고 앉아 있었다.

 

“안녕하세요.”


그녀는 환하게 웃었다.


“놀랐죠?”

 

“아뇨. 이제는 어느 정도 익숙합니다.”

 

“좋아요. 그럼 본론부터 갈게요.
당신, 실험체가 되어보실래요?”


“…네?”

 

“인간실험이요.
제 인생의 취미 같은 거예요.”

 

지연은 가방에서 작은 공책을 꺼냈다.
표지엔 이렇게 쓰여 있었다.

『조지연의 인간실험 – 제47번 피실험자: 유상우』


“...이름까지 적혀 있네요.”

 

“그날 지하철에서부터 이미 당신은 내 연구 대상이었어요.”

 

“...도대체 왜 저를요?”

 

“왜냐하면 당신은 너무, 정상적이니까.
너무도 정해진 시간에 정해진 장소에 있고,
표정조차 매뉴얼대로 만들어진 사람 같거든요.”


상우는 눈을 찌푸렸다.

 

“저는 그저 불안하지 않게 살고 싶은 거예요.”

 

“맞아요. 다들 그렇게 살아요.
근데요— 한 번도 방향을 틀어본 적 없는 사람은
자기가 정해둔 길이 맞는지도 몰라요.”


지연은 조용히 종이 한 장을 꺼내 그의 앞에 밀어줬다.
종이 위엔 단 한 줄이 적혀 있었다.

“하루 동안, 매뉴얼 금지.
하고 싶은 대로만 살아볼 것.”


“...하고 싶은 게 없다면요?”

 

“그게 바로 당신이 ‘실험체’인 이유예요.”


상우는 머리가 지끈거렸다.
그녀의 말은 허무맹랑했지만, 이상하게도 진심처럼 들렸다.

 

“하루만 맡겨봐요.
당신의 일상을요.”

 

“무계획이 계획이 될 순 없잖아요.”

 

“세상은 원래 반칙으로 굴러가요.
누군가 예외를 만들어줘야 시스템이 작동해요.”


잠시 정적이 흘렀다.

 

“...그럼, 당신은 제 방식대로 살아보시겠어요?”

 

“그럼요.
내일 하루는 제가 당신 매뉴얼대로 살게요.
6시 59분 기상, 132초 칫솔질, 도시락 반찬 고정.
다 적어놨어요.”

 

“진심이에요?”

 

“진심이 아니라면…
이 실험이 재미없잖아요.”


그녀는 웃으며 말했다.


“그럼 내일 아침부터.
매뉴얼 없이 살아보기.
시작이에요.”


📌 회고

상우는 집에 돌아와 자신의 루틴표를 꺼내 들었다.
그동안 꼼꼼히 채워진 칸들 위에
처음으로 커다란 X 표시를 그었다.

계획을 지운 것도, 실험을 시작한 것도 모두 그였다.


 

📍다음화 예고 – 2-2화. 매뉴얼 없는 하루

지연의 방식대로 살아보는 첫날,
상우는 스스로 ‘오작동’을 느끼기 시작한다.
그리고 그날, 그녀가 정말 ‘예고 없이’ 찾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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