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목: 「그녀는 정상입니다, 제가 이상한 거죠」 1-3화

주인공 남녀 이미지는 조금씩 바뀔 수 있습니다.

📍1-3화 – 그녀의 벌칙 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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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사라졌다고 생각했는데,
사실은 늘 어디선가 나를 감시하고 있었던 게 아닐까?’

 

점심시간을 맞아 회사 근처 벤치에 앉아 도시락을 꺼낸 그 순간이었다.
도시락을 열기도 전에, 문자 한 통이 도착했다.

[발신자: 번호 없음]
“당신의 벌칙은 오늘 점심시간 안에 수행해야 합니다.
장소: 서울시청 앞 버스 정류장.
내용: 아무 여성에게 무릎 꿇고 고백하기.
말끝은 반드시 이렇게 마무리할 것 — ‘내 인생의 매뉴얼이 너로 덮였어.’
실패 시 벌칙 2배.”

 

상우는 폰을 내려다보며 한참을 굳었다.

 

‘뭐… 뭐지 이건?’

 

그 순간 머릿속에 떠오른 얼굴은 단 한 사람.

조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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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했다.
그녀는 이름도 제대로 밝히지 않았고, 연락처도 직접 주지 않았다.
그런데 왜, 도대체 어떻게, 이건 그녀의 작품처럼 완벽하게 그녀다웠다.

그는 재빨리 두리번거렸다.
회사 건물 위. 정류장 옆. 편의점 안. 어디선가 그 여자가 보고 있을 것만 같았다.

“미쳤지… 난 공무원이라고…”

그는 어금니를 꽉 물었다.
하지만 그의 손은 이미 도시락 뚜껑을 닫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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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 앞 버스 정류장.
점심시간이라 사람들이 많았다.
서류 가방을 든 직장인들, 삼삼오오 웃는 대학생들, 커피잔을 든 여성들.

 

‘하지 마, 진짜 하지 마…
아무 여자한테 고백을?
그것도 무릎 꿇고?’

 

그는 숨을 몰아쉬었다.

하지만 문자는 다시 왔다.

“5분 남음.
고백 영상은 반드시 제보 받습니다.”

누가 보고 있다는 뜻이었다.
그는 정신을 붙잡았다.

“이건 시험이다.
감정 제어 훈련이다.
어차피 그냥 미친 여자 하나니까, 어울려줘도 상관없다.
단 한 번만, 메뉴얼을 어겨보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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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주변을 살폈다.
20대 후반으로 보이는 여성이 정류장 기둥에 기대어 있었다.
귀에는 이어폰, 손엔 아이스커피. 딱히 경계하는 눈치는 아니다.

그는 심호흡을 하고 다가갔다.

“저기요…”

 

여성이 고개를 들었다.
그는 무릎을 꿇었다.

 

“…뭐 하세요?”

 

“제가… 당신을 사랑합니다.”

 

“…네??”

 

“당신 때문에 제 인생이 바뀌었어요.
내 인생의 메뉴얼이,
당신으로 덮였어요.”

 

여성은 깜짝 놀라 뒷걸음질쳤다.
근처 커피를 마시던 직장인들이 쳐다보기 시작했고, 누군가는 웃음을 터뜨렸다.

“미쳤나 봐…
진짜 무릎 꿇었어?”

“이거 몰카야? 유튜브야?”

그는 얼른 일어나 도망치듯 뒤를 돌았다.
입 안은 바짝 말랐고, 이마엔 식은땀이 맺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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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그를 기다리듯, 또 다른 메시지가 도착했다.

“성공!
오늘도 인생 수고했어요.
당신은 괜찮은 실험체예요.”

그리고 첨부된 사진 한 장.
조지연.
벤치 뒤편 가로수 옆, 마스크를 쓴 채 그를 지켜보며 웃고 있는 그녀의 얼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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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밤, 상우는 맥주 한 캔을 마시며 생각했다.

“도대체 이 여자는 뭐지?
나를 어떻게 아는 거고, 왜 이런 짓을 하는 거지?”

“그리고… 왜 나는
싫지 않은 거지?”

그는 메뉴얼을 펼쳤다.
하지만 그날은
단 한 줄도 읽히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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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회고

그녀의 벌칙은 단순한 장난이 아니었다.
그건 상우의 일상과 자아를 흔드는 실험이자,
그녀만의 방식으로 사람을 변화시키는 무기였다.

그리고 그는 그 무기에, 이미 한 발 맞은 상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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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화 예고 – 2-1화. 실험의 제안

민원실 사건 이후, 모든 것이 원래대로 돌아온 듯 보였다.
하지만 그의 머릿속엔 한 줄짜리 쪽지와 예측 불가능한 여자가 계속 떠올랐다.

그리고 어느 날, 그녀는 커피 한 잔과 함께 한 장의 제안서를 내민다.

“당신의 하루,
저한테 잠깐만 맡겨보면 안 될까요?”

 

정해진 인생을 살아온 남자와, 계획 없이 살아가는 여자의 첫 번째 실험.

누군가의 일상은 누군가의 반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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